명상과 기도
삶이 단조롭게 느껴진다면 눈을 감고 명상과 기도를 하라.
명상과 기도는 생선가게의 창문이다. 창문을 열어 바깥공기를 마시고 나면
생선의 비린내를 다시 생생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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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 중의 하나는 살아감에 대한 생생한 느낌이다. 삶의 매 순간이 새롭게 주는 그 일차적인 느낌이 없을 때 우리의 삶은 기계처럼 무미건조해져버린다. 이러한 사실을 알던 모르던 본능적으로 우리는 그러한 생의 느낌을 늘 갈구한다. 여행을 떠나고, 사랑을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 이유는 바로 그러한 행위들을 통해 얻는 생생한 느낌과 그 즉자적인 느낌이 주는 살아있음에 대한 실감 때문이다.

문제는 일상적인 삶 속에서 이러한 생생한 느낌이 점점 무뎌진다는데에 있다. 삶이 무미건조하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은 마치 생선가게에 들어설 때의 진한 비린내가 곧 익숙해져버리는 것 처럼 우리가 일상적인 삶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떨리던 연인의 입술에 익숙해지고, 첫 맛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맛있던 음식에 익숙해지면서 우리는 삶의 생생한 느낌을 잃어간다.

기도나 명상이 주는 혜택은 여기에 있다. 생선가게에서 걸어나와 잠시 새로운 공기를 마시고 들어가면 다시 비린내를 느끼듯, 기도나 명상은 삶이라는 행위 자체로 부터 잠시 걸어나오게 해줌으로써 우리의 오감을 새롭게 해준다. 삶의 생생한 느낌은 우리의 오감을 통해 맞닥뜨리는 세계와의 만남으로부터 온다. 그런데 우리가 삶의 영역 그 자체로부터 새로운 자극을 추구함으로써 얻는 새로운 느낌은 마치 향수를 고를 때와 같아서 처음에는 새로운 향수에 잘 반응하던 후각도 점차 무뎌지고 마는것처럼 새로운 경험과 자극을 통한 느낌 역시 점차 무뎌지고 만다. 자극의 역치가 점점 높아지고 점점 더 큰 자극을 찾아 헤매게 되는 것이다. 필요한 것은 더 자극적인 향수를 코에 들이미는 것이 아니라, 잠시 향수가게의 창문을 열고 바깥의 공기를 한모금 들이마시는 것이다.

삶이라는 가게의 창문을 여는 방법은 그다지 멀리 있지 않다. 잠시 오감을 닫고 명상이나 기도를 하는 것은 그중 가장 쉽고 가까이 있는 방법이다. 그저 오감을 잠시 쉬게 만들어주는 것, 그에 더해 오감을 분석하는 우리의 머리를 잠시 삶의 창 밖으로 내놓아주는 것 만으로도 우리는 손쉽게 삶을 새롭게 느낄 수 있게 된다. 명상과 기도 후의 오감과 머리는 신선한 바깥공기를 마신 코처럼  삶을 다시금 생생하게 느낀다.

하루, 일주일, 일년을 단위로 단조롭게 반복되는 현대의 일상은 무척이나 지루하다. 단조롭고 지루한 일상에 비례해서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생생한 삶의 체험에 대한 갈구 또한 그만큼 커져간다. 그러나 사실 단조롭게 보이기만 하는 일상적인 삶의 순간 순간 안에는 수도 없이 생생한 삶이 살아 숨쉬고 있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익숙하고 무뎌져있을 따름이다. 아침에 눈을 떠 명상과 기도를 통해 삶의 창문을 열고 콧구멍에 신선한 공기를 쐬어 준다면 오늘 하루 만큼이라도 삶이 주는 향기를 마음 껏 느낄 수 있지 않을까.
by Ondal | 2006/06/08 00:15 |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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